바람을 타고 날아간 씨앗들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앉는 어느 날, 작은 정원의 오이와 당근은 사이좋게 나란히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어요.“당근아, 저기 하늘 높이 나는 새들 좀 봐! 얼마나 자유로울까?” 오이가 부러운 듯 말했어요.그러자 당근이 웃으며 대답했어요. “그러게. 나도 언젠가 저 하늘을 날아보고 싶어!”두 채소는 웃고 떠들며 서로의 꿈을 이야기했어요. 오이는 바다를 건너 열대섬에 가보고 싶었고, 당근은 북극의 반짝이는 얼음 세상을 보고 싶다고 했어요. 하지만 둘 다 알았어요. 땅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자신들이 그렇게 멀리 떠날 수 없다는 걸요.그때였어요. 산들바람이 불어오더니 정원의 가장 큰 나무에서 푸른 잎사귀가 바스락거렸어요. 바람에 실려 작은 씨앗들이 휙휙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였어요...